지난 해 마지막 12월 31일 아들 면박을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1월 7일이 예정이었으나 그 다음 주에 혹한기 훈련이 있다하여 부랴부랴 다녀온 것이지요.
그런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눈 소식이 있고 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강원도는 여름에 다녀봤지만 겨울엔 다녀보질 않아서.....
제발 토요일 일요일만 눈 오지 않고 따뜻하게 해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런데 진짜 가보니 눈도 안 오고 날도 따뜻해서 신기했답니다.(믿거나 말거나)
정말 사랑은 내리사랑이고 기도는 간절했었다는 것을 그곳에 가서 알았습니다.
아들의 부탁으로 남편은 렌즈를 준비하고, 저는 따뜻한 내복(???)을 샀습니다.
얼마나 추웠든지 아들이 꼭 사오라고 하더라고요. 친구꺼랑..
너무도 바쁜지라 반찬을 해 가리라던 당초 계획을 변경하여 재료만 준비하는데도 한참이 걸렸습니다.
딸은 부엌을 옮길 생각이냐며 웃었습니다.
아무튼 새벽 일찍 남편은 막내아들 먹인다며 찰밥을 해서 보온밥통에 넣고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열심히 달리다보니 어느덧 부대앞 다리를 건너 부대에 도착하였지요.
면박 신청을 하고 기다리니 부대원들과 함께 아들이 나왔습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한걸음에 나가 신고를 마치고 부대를 나왔습니다.
남편이 아들에게 말하대요.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속초에 다녀오자고..
그랬더니 아들이 이러는 겁니다.
부대에서 그러는데 이정표에 인제라는 말이 없는 곳에 가면 바로 잡힌대. 아마 CCTV를 보고 있나봐." ㅋㅋㅋ
아들은 마치 유치원생인 듯.^^
모두를 새벽부터 힘들어서 한숨 자기로 하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마침 숙소(가고파밸리)에 도착하니 군불을 지펴 놓은 듯 따뜻한 방이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한참을 쉬고 나서 우리는 원통시장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나섰어요.
말로만 듣던 원통에서, 아는 분이 소개해주신 식당을 찾아서......
하지만 네비게이션에 나오질 않는 겁니다.
물어물어 찾아가보니 상호명이 보통이 아니라 <보통가>였다는 것..
그런데 아들은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는 겁니다. 겨우 겨우 찾아간 그 곳에서......
그동안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 날은 김치찌개가 먹고 싶다고?
아니 집에선 고기가 없으면 반찬이 없다며 밥을 먹지 않던 막내아들. 그래서 이 엄마가 준비해간 건 불고기뿐인데???
그래도 아들 때문인지 주방장의 솜씨 탓인지 김치찌개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면박 가기 전에 감기 다 나아서 아들에게 옮기지 말자고 했건만
막상 아들을 만나니 우리가 아들에게서 감기 옮을 판이었어요.
전날 감기가 심한데 의무실에 안 갔대요. 가면 꼼짝도 못하니까 그냥 참았다고.....
우리는 할 수 없이 숙소에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기로 했어요.
집에 있으면 각자 방에 들어가 얼굴 보기도 힘든데 면박 와서 식구들이 따뜻한 아랫목에서 떼굴 거리니
남편은 좋다며 앞으로 쭈욱 이렇게 살자더군요.
다음날 2017년 1월 1일 새해를 강원도 인제 원통에서 맞이하였습니다.
서둘러 아침 점심을 먹고 숙소를 나와 기념촬영까지 하고
용대리 덕장에 가려고 나섰더니 도로가 꽉 막혀 있었어요. 속초에 해돋이 보러 간 사람들이 귀경길에 오른 탓에
우리도 용대리를 포기하고 원통시장에 군인을 위한 마트에 갔답니다.
부대 친구가 가방을 사달라고 부탁을 했다네요. 아들은 친구 가방을 사고 또 내복을 샀습니다.
정말 춥다면서..^^
이래저래 시간이 남았어요.
아들은 차가 막혀 어두워지면 힘드니까 가라고 하더군요. 자기는 부대에서 쉬겠다고.
그래도 서운해서 빙빙 돌다가 아들의 말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빨리 들어가서 맛있는 거 사서 면박기념 파티를 하라고 했지요.
부대 앞에 당도하니 아들이 하는 말
" 집에 왔네."
아들의 집은 따뜻한 남향이었답니다.
부대원들과 아들을 보내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가슴이 시큰거렸어요.
그래도 아들에게 집 같은 부대라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들에겐 군대가 새로운 세상인가 봅니다.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는 것을 보니 안심도 되고요.
아들이 군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자대배치 받고나서 어디서 아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저에게
많은 정보를 주신 노도쌍호연대 까페지기님과 함께하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